EBS 한국의 둘레길 - 공주산성, 금강철교

EBS 한국의 둘레길 충남 공주편을 보다가 TV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공주라는 지역이 주는 강렬함은 

아마 내가 대학생활을 했던 곳이기 때문일 것이다

 

처음 집을 떠나 독립생활을 했던 곳이기도 했도

성장기 중 가장 많은 변화가 있었던 시간이기도 해서 그럴 것이다

 

충남의 교육도시로 유명했던 공주

80년대 초엔 읍 소재지였는데 지금은 시로 승격되어 있다

 

사진출처 EBS 홈페이지

 

공주에서의 대학생활 중 가장 많이 오르내린 곳이 아마 공주산성이었을 것이다

 

금강변에 자리한 공주산성은 접근성이 매우 좋으며 소박한 공원같은 분위기를 갖고 있어

시간 날 때마다 이 곳을 걸었던 기억이 있다

 

천천히 읍내의 제민천을 따라 걸으면 읍내 끝자락에서 산성으로 오르는 입구를 만난다

 

시험이 끝나면 해방감에, 뭔가 일이 잘 안풀릴 때는 머리를 식히러

이 곳을 찾았다

 

사진출처 EBS 홈페이지

 

산성의 망루에 올라서면

조용히 흐르는 금강이 내려다 보였다

 

가슴이 탁 트이면서 시험 끝낸 해방감도 이 곳에서 즐기고

 머리를 복하게 했던 고민도 이곳에서 또  풀어냈다

 

그 당시 좁은 소읍에서의 생활이 좀 답답했는데

이 곳 산성에 올랐다가 금강으로 내려가 모래톱에 앉으면 가슴이 뻥 둟리는 기분이었다

 

 

사진출처 EBS 홈페이지

 

금강의 물길은

 물이 적게 흐를 때 제법 넓은 모래사장을 만들어 줘 친구들과 앉아 도란도란 대화도 하고

남학생들은 달리기나 씨를을 벌이기도 하는 자연놀이터 같은 곳이었다

 

그 후 대청댐이 완공되면서 물길이 완전히 바뀌어 옛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공주라는 곳은 마곡사나 갑사를 가기 위해 자주 찾는 곳이기에

이 금강줄기의 변화된 모습을 확인하며 살짝 서운함이 일었었다

 

 

방송화면을 보니 한강을 벤치마킹했는지

둔치엔 시민들의 위락시설이 깔끔하게 조성되어 있다

 

사진출처 EBS 홈페이지

 

 

지금이야 이 금강을 건너는 다리가 이 철교 말고도 여러개 세워져 있지만

내가 학교에 다니던 기간에는 

이 철교만이 공주읍으로 들어서는 유일한 다리였다

사람도, 자전거도, 자동차도 이 다리를 건너 공주로 들고 났다

 

지금은 이 다리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사진출처 EBS 홈페이지

 

첫눈 오는 날이 생각난다

친구들과 눈이 온다며 무작정 나와 거리를 걸었다

제민천 변은 제법 한적하게 산책할 수 있는 터라 이 천변을 걸어 금강교 앞까지 왔다

이 다리를 건너 금강을 가로지르면 바로 강변에 조그만 찻집이 있었다

 

찻집 이름은 '은모래 다실'

(와우! 이걸 기억하다니 신기하네)

 

눈을 맞으며 바람을 거스르며 건넌 금강철교

꽤 긴시간 걸은 터라 손도 몸도 꽁꽁 얼었다

 

이 곳 은모래 다실 문을 몸으로 열고 들어서면

낡은 난로에서는 노란색 양은 주전자에 모락모락 보리차가 끓고 있었다

 

 갈색 컵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보리차를 담아 주는데

이 보리차를 천천히 마시며 언 몸을 녹이고 향긋한 커피를 기다렸던 기억이 난다

 

공주라는 곳

영원한 나의 마음 속 1번지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