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그림, 화가 이야기

제주 도립 김창열 미술관- 물방울 화가

숙 쵸이 2022. 4. 12.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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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을 그리는 행위는 모든 것을 물방울 속에 용해시키고 투명하게 무로 되돌려 보내기 위한 행위이다>

 

물방울 화가로 유명한 김창열 화백의 고백이다

 

 

김창열 화백이 물방울을 그리기 시작한 동기에 대해 여러 일화가 있는데

그 중 유력한 일화가 파리유학시절의 이야기이다

 

가난한 유학시절

재료 비를 아끼려고 전 날 그려놓은 맘에 안드는 그림에 물을 뿌려 놓았다고 한다

캔버스를 재활용하기 위해서.

 

그런데 다음 날 물방울이 너무 영롱하게 맺혀있는 걸 보고

그 아름다움에 반해 물방울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물방울을 그리면서 가장 고민되었던 부분이 화면의 밀도였다고 한다

그 고민 끝에

프랑스의 신문지에 물방울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흔한 일간지가 캔버스가 되어준 것이다

일간지의 문자는 오브제가 되어주니

화가가 그린 물방울들은 아마도 기사를 더 정교하게 투영시켜 보여주지 않았을까

 

 

 

 

 

물방울이 떨어진 캔버스는

마포, 목판, 모래판 등 다양하다

 

맺혀있는 물방울 

뿌려진 물방울

대롱거리는 물방울

 

그 느낌은 캔버스의 재질에 따라 선명히 달라진다

 

 

 

이 작품 앞에 섰을 때는

모든 것이 멈추인 것 처럼 느껴졌다

잠깐 숨을 멈추고 바라보다가

푸우~하고 내뱉아지는 큰 숨이 마음을 깨끗이 정화시켜주는 듯 했다

 

요 작은 물방울이 그리도 강렬하게 내 맘에 들어왔다

 

 

 

난 이 작품이 유난히 좋았다

 

까만 적막 속에 똑똑 떨어진 물방울들이 큰 울림을 준다

깊은 심연에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인 듯 청아하게 들리는 듯도 하다

 

여백의 미를 보여주는 단순하면서도 아름다운 물방울

나한테는 이것만으로  너무나 풍족한 양이었다

 

 

단아하고 세련된 여인의 모습이 느껴진다

요즘 젊은이들 표현대로 꾸안꾸의 자연스러움이 너무나 고급지고 세련되어 보인다

 

 

 

미술관을 나오면 옥상과 연결이 된다

 

미술관에 들어갈 때는 분명히 1층으로 들어갔는데

여기서 보면 지하처럼 보인다

 

그리고 옥상을 걸어나오면 분명 2층 옥상인것 같았는데

1층 평지로 걸어나오게 된다

 

아주 재미있는 건축설계다

 

 

미술관을 상공에서 내려다 보면 바로 이 모습인데

돌아올 회 (回) 를 형상화한다

 

물방울을 그리는 행위는 모든 것을 무로 돌려보내기 위한 행위라는

화가의 의도를 건축에 그대로 반영한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물방울을 그리고 있는 화백의 모습이 담긴 팜플릿

갑자기 쏟아진 비로 팜플릿에도 빗방울이 튀었다

 

어느것이 그림이고 어느것이 물방울인지 

 

내겐 둘다 환상적인 작품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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