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시 콘서트 천안 예술의 전당 - 퍼커셔니스트 박혜지

11시 콘서트의 6월 공연은 퍼커션 연주자 박혜지의 공연이다

퍼커셔니스트의 단독 공연은 처음이어서 기대감이 무척 컸다
수많은 퍼커션 중 박혜지 연주자는 과연 어떤 것을 선택 할 것인지.
한가지로만 연주하지 않을 듯 해서 연주될 악기를 상상하는 것 만으로도 설레었다

하모니를 낼 수 있는 다른 악기와의 협연이 아닌 것을 보면
하모니와 박자를 다 책임질 악기를 연주하겠구나 싶었다

공연장에 들어서니 마림바가 놓여있다
역시 하모니를 낼 수 있는 마림바가 주 연주악기가 되겠구나

우선 퍼커셔니스트 박혜지에 대해 좀 알아보기로 한다

박혜지는 제네바 국제콩쿠르 타악기 부문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한 것은 물론
관중상, 청소년 관중상, 제네바 학생 관중상, 야마하 영아티스트상, 쥬씨콘서트상, 버그라울트 마림바상을 휩쓸었다
제네바 콩쿠르 역사상 최초로 6개부문의 모든 특별상을 석권했다고 한다

그렇게 한 대회에서 모든 상을 쓸어담은 연주자가 과연 있을 수 있는가?
역사에 남을 일이라고 한다

국내외 다양한 심포니 오케스트라와의 협연도 하지만 독주자로서 더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퍼커션 단독무대는 왠만한 실력이 아니면 가질 수 없는 무대라고 한다

우리도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회를 가면
맨 뒷자리에 다양한 타악기를 늘어놓고 앉아있다가
음악 중간 쯤 살짝 일어나 이런저런 악기를 들고
감칠맛 있는 소리를 내 주는 퍼커셔니스트를 볼 수 있지 않은가

그 감칠맛을 잠깐 내 주려고 지루하게 기다리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가끔은 퍼커션이 아주 중요한 파트를 담당하기도 한다
흔하게 볼 수없는 악기를 치거나 흔들거나 쓰다듬어 소리를 내는 것을 신기하게 바라본 적도 있었다

오늘 그녀의 연주는 상상 이상이었다

마림바 앞에서 감정조절을 하며 채를 두드리는 모습은
마치 가볍게 춤을 추는 무희를 보는 느낌이었다

조용조용 걷다가 갑자기 날아오르듯 튀어올랐다가 뒷걸음 치다가....

특히 '리드믹 카프라이스' 곡 연주하는 모습이 특이하다
말렛의 헤드로만 건반을 두드리는 것이 아니다
말렛의 채로 건반을 두드리기도 하고 건반의 측면을 헤드로 두드리거나 아니면 말렛을 가로로 놓고
건반을 두드리니 마림바 소리만 나는 게 아니라 다를 타악기를 함께 연주하는 듯한 소리가 난다

마림바의 울림통으로만 소리가 나는 게 아니라 옆에서 다른 타악기를 함께 연주하고 있는 느낌이다


'사일런스 머스트 비' 라는 곡을 연주할 때는
마림바에서 떨어져 무대 앞으로 나와
마치 연극배우가 판토마임을 하는 듯한 못짓으로
신비스런 분위기로 이끌더니 온 몸으로 표현하는 퍼포먼스도 보였다
그녀는 이미 악기 연주 이상의 종합예술을 보여주고 있었다

'북' 이라는 곡을 연주할 때는 서양 타악기를 전공한 연주자가
한국의 정서를 어찌 저리도 잘 표현할까 하고 감탄했다

마치 창을 하는 듯한 음성으로 한시를 읇어주니
마치 판소리 한 부분을 듣는 기분이다
타악기는 만국공용의 정서가 흐르는 구나

리베르탱고도 마림로 연주하니니 전혀 다른 느낌이 난다

앵콜곡으로는 '라 캄파넬라'를 연주해 줬다

네 개의 말렛을 분주히 움직여 아름다울 종소리를 만드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나 성스러워보였다

오늘 11시 콘서트 공연 너무 멋진 경험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