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시즌1을 보고
만약에 시즌2에서 복수에 성공하지 못하고 유야무야 넘어간다면 정말 견딜 수없을 것 같았다
문동은의 불행을 너무 척해버리는 결과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그 비참함을 내 감정에 대입시켜 보았기에 허접하게 용서를 해버리거나 용서를 강요하는 분위기로 간다면
작가를 용서할 수없을 것 같은 분위기였다
우선 이 드라마에 출연하는 모든 연기자에게 무한 박수를 보내고 싶다
자신의 역할을 얼마나 철저히 연구하고 분석해 작가의 의도를 쏙 뽑아내었는지
감탄이 절로 나온다
주인공 송혜교의 연기력이야 이미 검증되었기에 왈가왈부하긴 어렵지만
불행에 절어 칙칙하게 살아온 여자의 이미지를 너무나 잘 연기했다
그야말로 음악도 듣지 않고 웃지도 않으면서 과거의 아픔을 잊게 될까 봐 전전긍긍하며
복수의 큰 그림을 그렸던 문동은 그 자체였다
잘못한게 없어?
그래 기다려 내가 알게 해 줄게
하는 입가의 웃음에 모든 게 다 담겨있다
송혜교는 그렇게 절제된 표정으로 문동은을 다 그려냈다
자신의 아픈 가족을 건드리며 반격에 나선 연진에게 울부짖는 모습은 너무나 처절했다
"그것만큼은 하지 말았어야지!" 하는 절규는
그 어떤 순간보다 이 드라마를 잘 보여주는 장면이다
끝까지 자신의 잘못을 알지 못하는 박연진의 모습은
예쁜 얼굴로 감춘 악마의 모습이었다
그래 너 동은이한테 처절하게 짓밟혀주길....
절대의 너의 반짝이는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기를
저런 엄마가 과연 이 세상에 존재하기라도 하는 걸까
만약 그렇다면 너무나 소름 끼칠것 같다
그렇지만 동은은 그의 딸이다
그의 딸이기에 가능한 방법으로 질주하는 엄마를 멈추게 한다
문동은과 같은 아픔을 갖고 있기에 그의 망나니가 되어 칼춤을 추기로 작정한 한 남자
멋지게 성공한 동은의 복수가 이제 허탈할 수도 있겠지만
이젠 동은을 도왔던 주여정의 복수를 설계할 시간이다
이 드라마 2부를 보는 내내 고구마가 하나도 보이지 않고
오진 톡톡 튀는 사이다만을 시원하게 마신 기분이 들었다
실제로는 불가능하기에 더 시원하게 느꼈을 수도 있다
학교폭력의 위험함을 우리 모두 자각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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