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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부탁해' 이후 침묵을 지키던 작가 신경숙이 드디어 아버지 이야기를 소설로 엮었다
소설 속 인물이 물론 허구의 인물들이지만
그동안 그녀가 자전적 이야기나 수필 등에서 밝힌
가정사가 픽션 속에 담겨있어 마치 그녀 아버지의 논픽션 인듯 읽힌다
각 장의 소 제목만 보더라도 그녀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는
작은 사물에서도 끝없이 이야기가 풀려 나온다
삶의 한 편린이 커다란 세대를 아우르기도 하고
작은 사건 하나가 아버지의 삶 전체를 볼 수 있게 해주는 작가의 역량을 우리는 볼 수 있다
언젠가 내가 아버지에게 당신에 대한 글을 쓰겠다고 하자
아버지는
"내가 무엇을 했다고?"
"나는 아무일도 하지 않았다. 살아냈을 뿐이다."
모든 아버지의 삶이 이러했을 것이다
우리시대 모든 아버지들이.
딸을 잃고 오랫동안 마음을 닫고 살았던 화자에게
아버지가 아직 살고 계시는 동네의 할머니들이 하시는 말씀이 와 닿는다
"오래 슬퍼하지는 말어라잉"
"우리도 여태 헤맸고나."
"모두들 각자 그르케 헤매다가 가는 것이 이 세상잉게."
나이듦은 이렇게 철학자가 되어가는 과정이다
이렇게 위로하던 할머니들은
"얼마가 지나 우리가 언지 또 보겄냐, 뭣을 허든 너도 잘 마치고 와라잉"
이 할머니들 우리 주변에 많이 계신다
나도 이렇게 나이들어야지.....
하고 성찰하게 되는 소설이다
작가가 들려준 아버지 이야기는 모두 우리네 아버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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