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예술의 전당에서 오케스트라 단원을 모집했다
천안에서 중 고교를 다니고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한 학생과 천안시 거주자 위주로 구성되었는데
공정한 오디션을 통해 단원들을 선발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신생 오케스트라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이 신생단원들을 데리고 지휘자의 대가인 금난새가 연주회를 한다고?
이 연주회 티켓을 사면서 고개를 갸웃했었다
금난새 님은 괜히' 한국이 사랑하는 지휘자'라는 명성을 얻은 게 아니다
고객의 눈높이에 맞춘 신선한 프로젝트를 끊임없이 시도해 왔었다
산업현장, 학교, 소년원, 군부대, 정부기관, 도서벽지 등을 찾아가 꾸준히 음악회를 개최했다
소외되는 지역에 대한 문화보급을 위해 애써 온 지휘자다
이번 천안 예술의 전당 오케스트라의 연주회 역시
지휘자의 대부라고 할 수 있는 금난새 님이 선뜻 응해주신 것 자체가 너무나 고마운 일이다
프로그램은 대중적인 오페라 카르멘 중 전주곡을 시작으로
메조소프라노 백재은, 테너 허영훈, 바리톤 김일환 등의 아리아를 들려줬다
그리고 베토벤의 교향곡 5번 운명 1악장
바이올리니스트 김예원의 지고이네르바이젠
비제의 아를의 여인 중 파랑돌 등 다채로운 음악을 선보였다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음악 이야기가 아니다
지휘자의 품격과 인성에 관한 이야기다
보통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끝나면 지휘자는 땀을 닦으며 인사를 하고
단원들을 일으켜 세워 인사를 시킨다
수석 바이올리니스트 와의 악수와 함께 홀연히 자리를 뜨는 모습이
기본적인 수순이라는 나의 고정관념을 확 깨버리는 일이 일어났다
세상에나 지휘자가 단원들에게 무대위에서 무언의 지휘를 한다
파트별로 일으켜 세우더니 퇴장을 시킨다
그리고 지휘자 금난새 님은 퇴장하는 단원들을 지켜보며 박수를 치고 계신다
객석에서 나오는 박수소리에 맞춰 박수를 치며 단원들이 무대를 모두 떠날 때까지 서 계신다
단원들이 모두 무대를 떠나고 난 뒤
비로소 다시 우리에게 다시 인사를 하며 무대를 내려가신다
지금까지 이런 지휘자는 없었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마치 큰 사건이 난 것 처럼 오래도록 눈을 떼지 못했다
음악보다 더 감동적인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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