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와 같이 불우한 화가도 있지만 생전에 인정받고 부유하게 살면서
자신의 작품활동을 했던 화가들도 많다
오늘 소개할 '앙리 톨루즈 로트렉'은 그야말로 프랑스의 귀족출신이다
귀족이지만 품위있게 살지 못하고 늘 몽마르뜨의 어둠 속에서 살아간 화가라고 할까
그래서 로트렉 하면 우선 '물랭루즈' 나 '물랭드라 갈라트' 두 술집부터 생각난다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에 등장하는 로트렉 역시
시간여행자인 주인공이 클럽에서 유난히 키 작은 남자를 발견하는 장면에서 보인다
귀족의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유난히 뼈가 약하게 태어난 로트렉.
부상으로 뼈를 다쳐 더이상 다리뼈가 자라지 않아
작은 키와 절룩이는 불구의 몸으로 살 수밖에 없다
어머니는 그를 지극정성으로 돌보고 후원하지만
아버지는 가문의 수치로 여긴 모양이다
모든 신체적 결함을 이겨내고 승리하는 수많은 스토리의 주인공처럼
로트렉의 이야기 역시 수많은 화제를 몰고왔다
2년 전 우리나라 예술의 전당에서 그의 작품전을 했는데 곳곳에 설치한 포토존에
빨간 풍차가 상징적으로 돌아가고 있는 물랭루즈를 설치해서 잠깐 당황한 적이 있었다
로트렉과 물랭루즈와는 뗄레야 뗄수 없는 관계라는 게 증명된 셈이다
로트렉은 이렇듯 술집을 전전하며 생활하다보니 이 곳에서 만나는 무희들을 많이 그렸다
어떤 그림은 민망할 정도로 노출도 심하고
또 너무 야한 남녀의 포즈로 좀 놀라기도 했다
로트렉은 화가의 역량 중 빠르게 움직임을 그려낼 수 있는 능력이 탁월했다고 한다
모델을 세워놓고 같은 동작을 취하게 해 장시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춤을 추거나 서커스단에서 묘기를 부리는 장면을 빠르게 스케치 해 역동성을 그대로 살려 그렸다고 한다
마치 크로키 작업같은 ....
'알폰스 무하'가 그랬듯이 로트렉 역시 연극이나 공연의 포스터를 의뢰받아 그렸는데
무하의 포스터처럼 로트렉의 포스터 역시 몰래 떼어가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벽에 붙인 홍보용 포스터를 떼어가서 간직할 정도면 얼마나 멋진 그림일지
멋진 그림은 다 알아보는 법.
작품의 예술성은 평론가가 책상에 앉아 평가하는 게 아닌가 보다
이미 대중들이 그 그림을 그토록 원한다 는데 더이상의 평가가 필요한가?
이 포스터 안의 여인에 얽힌 이야기를 어느 책에서 읽은 적이 있다
친구와 배를 타고 여행중이었는데 뱃전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는 이 여인에 매료된 로트렉은
급기야 몰래 스케치를 시작한다
이 여인은 남편의 근무지를 찾아가는 중이었다고 한다
자신의 목적지에 도착했지만 그림이 완성되지 않자 친구와의 여행을 포기하고
그대로 배에 머물며 그림을 완성했다고 한다
완성된 그림을 끌어안고 낯선 곳에서 허둥지둥 배에서 내리는 모습이 상상된다
결국 이 아름다운 여인은 상업용 포스터에 이용되었지만 원작은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수잔 발라동'이라는 모델로 그림을 완성했는데
동일 인물인 수잔발라동을 모델로 많이 기용한 르느와르는 밝고 화사한 그림을 그려내는 데
로트렉의 그림은 어딘지 칙칙하고 어둡다
거울을 보는 모습을 그린 그림인데
마치 컴퓨터 키보드를 두드리는 듯한 모습으로 보인다
나만 그런가?
옷차림을 현대적인 스타일로 바꾸고 헤어스타일좀 다듬으면
커리우먼 같은 느낌이지 않을까 혼자 상상해 본다
일거리가 너무 많아 조금 지친 나른한 오후의 모습
재택근무하는 모습이라고 해둘까?
고흐의 모습도 그렸다
가난한 고흐에게 로트렉은 술을 종종 사 주었다고 한다
테이블에 놓인 술은 고흐가 즐겨 마시던 싸구려 술인 압생트가 아닐지도 모른다
부유했던 로트렉이라면 압생트보단 조금 고급 술을 사주었을 게다
고흐와 로트렉의 운명은 생전에 가난함과 부유함으로 서로 상반되지만
아까운 재능을 갖고 너무 일찍 세상을 뜬 공통점이 있다
로트렉은 술에 찌들고 거리의 여자들과의 문란한 생활로 병을 얻어
40대의 젊은 나이에 요양원에서 숨졌다
요양원에서도 많은 그림을 완성했다고 한다
고흐도 로트렉도 많은 작품을 남긴건 또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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